이용후기

2015년 5월 30일 토요걷기(주천-운봉 구간)

작성자
숲길
작성일
2015-06-06 06:23
조회
33621

주천-운봉
"우중산책"

비가 옵니다.
토요걷기를 시작한지 12주만에 처음 비를 만납니다. 20150530_101059
비가 와도 진행한다는 공지를 미리 하지 않아서 당황한 참가자분들이 전화로 문의를 하십니다.
빗길을 달려 주천 안내소에 도착하자 다행히 비는 그쳤습니다.

지난 주 많은 분들이 다녀간 토요걷기는 이번 주는 모두 21분이 함께 걷습니다.
주천-운봉구간을 흔히들 1구간이라고 부릅니다. 지리산둘레길은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로 구간의 명칭을 번호가 아닌 마을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편의대로 1구간, 2구간.. 이렇게 숫자로 부르는 분들이 많아 졌습니다
숫자가 주는 편리함도 있겠지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라는 어느 시인의 시처럼 마을이름을 불러 주는 것은 어떨까요?

10시 주천안내소를 출발해서 돌다리도 건너고 내송마을 돌담이 예쁜 황토집도 지나고 오르막길을 올라갑니다. 비가 그치고 습한 날씨때문인지 땀이 많이 납니다.
비가 그쳐서 다행이라던 아까의 마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차라리 시원하게 비나 왔으면 하는 얄팍한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 옵니다.
10시 30분 개미정지에 도착. 정지는 쉼터의 전라도 사투리라고 합니다. 잠시 쉬면서 오늘의 길동무 선생님이신 남원센터의 정석균선생님께 개미정지에 얽힌 이야기를 듣습니다.
토요걷기의 또 다른 매력은 길동무선생님의 설명을 함께 할수 있다는 것^^
BandPhoto_2015_06_03_18_26_09

1433482238898주천-운봉구간은 작년에 훼손지 복구사업을 통해서 재정비된 구간입니다. 잘 다듬어진 숲속 오솔길은 걷기에 참 편하고, 적당히 내린 비는 멋진 안개를 동반해 마치 딴 세상에라도 온 듯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풀잎에 맺혀진 물방울의 투명함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그렇게 운치가 있는 아름다운 길을 걷습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안개는 점점 더 자욱해지고 꿈결같은 안갯길을 걸어 구룡치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40분.
잠시 쉬어 갑니다. 20150530_114015
사랑을 상징하는 연리지앞에서 사진도 찍고, 돌들로 탑을 쌓아놓은 ‘사무락다무락'에서는 잠시 멈추어 서서 옛날 장꾼들처럼 마음속의 기원을 올리기도 합니다. 사무락다무락은 사망(事望)다무락(담벼락의 남원말)이 운율에 맞춰 변천된 것으로 보이는데,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무사함을 빌고 액운을 막아 화를 없애고자 지날 때 마다 돌을 쌓아 올렸다고 합니다.20150530_121317
그렇게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길은 회덕마을까지 이어지고 쉼터에 도착할때쯤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12시 30분 비를 피해 쉼터에서 점심과 함께 막걸리 한잔을 나눕니다. 기분좋은 점심이 끝날 무렵 다시 빗방울이 약해 지는 군요 아마도 오늘 오신 참가자분들은 복이 참 많으신가 봅니다^^
1시 20분 약하게 내리는 빗속을 다시 걷습니다.
회덕마을 억새를 이어 지붕을 만든 집도 보고 갈대가 많아서 노치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노치마을을 지나 가장마을을 향해 갑니다.
포장길도 지나고, 논길도 지나고, 숲길도 지나고, 1시간쯤 걷다가 덕산저수지가 잘 보이는 심수정에 들러 잠시 쉬어 갑니다.
20150530_154813가장마을부터 운봉까지는 포장길과 제방길로 이어져 있습니다. 지루한 길을 다시 한시간쯤 걸어 남원 양묘장에 도착, 이제 목적지인 운봉읍까지는 얼마 안남았네요. 다시 힘을 내어 걷습니다. 4시 10분 운봉읍 서림공원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픽업차량에 오릅니다.

'우중산책'

다음 주는 운봉에서 인월면 장항마을까지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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