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후기

2015년 5월 23일 토요걷기(산동-주천 구간)

작성자
숲길
작성일
2015-06-06 04:43
조회
33942

산동-주천
"생명평화 지리산둘레길"

5월의 두번째 연휴가 시작되는 이번주 토요걷기는 산동에서 주천구간입니다. 홈페이지에 구간신청서를 올리자 마자 신청자가 몰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신청마감을 해야 할 정도로 참가자들이 많았습니다.
BandPhoto_2015_05_24_11_55_51모두 53분, 산동면사무소가 북적북적 합니다. 덩달아 저도 괜시리 바빠집니다. 인원체크를 하고 시간이 되어도 도착하지 못한 분들과는 전화통화를 하며 뒤따라 오실 수 있도록 길안내도 하고, 이쪽 저쪽 왔다 갔다 정신이 없습니다.
오늘은 구례센터의 조희기선생님이 길동무를 맡아 주셨고 산청센터의 김용규선생님이 지원을 나오셨습니다.
길동무 선생님의 구간소개와 더불어 참가자분들과 인사나누기를 합니다.
"00에서 온 000입니다!"
"반갑습니다~"
멀리 포천과 의정부에서도 오셨네요. 다들 더 큰 목소리로 환영해 줍니다.
"반갑습니다~~"
지난번 하동호-위태구간을 함께 걸었던 초등학교 4학년 주현이도 5월에 또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러 왔네요. 맛난 김밥과 함께^^1433322808900

10시 산동면사무소를 출발해서 주천안내소를 향해 다함께 걷기 시작합니다.
밭에는 어느새 감자꽃들이 활짝 피었고, 들판엔 마을분들이 모내기를 하느라 분주하네요 막 모내기가 끝난 논에서 뜬모를 메우고 있는 할머니를 만납니다. 논밭에서 평생을 보내고 계시는 분들의 고단한 20150523_111116허리가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이렇게 일주일에 한번씩 토요걷기를 나올때마다 자연은 매번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저를 생각하게 합니다.

똑같이 병원에 입원을 해도 정원이 보이는 병실에 입원한 사람이 훨씬 회복도 빠르고 진통제도 덜 쓴다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세상이지만 초록빛 무성한 나무와 꽃들이 어우러진 정원을 보는 것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의 힘을 발휘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지리산둘레길에서 만나는 자연은 일주일의 고단함을 편안히 쉬게 해줍니다.

11시 15분경 첫번째 휴식지겸 단체사진을 찍기 위해 계척마을 산수유시목지로 참가자들이 모입니다. 산수유시목지는 둘레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앞선 사람들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산수유시목지로 모일거란 생각은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인원이 많으니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져 걷게 되고, 당연히 둘레길 이정표를  따라 걷느라 스무명쯤 되는 분들이 시목지를 그냥 지나쳐 버렸네요. 할수 없이 모인 분들하고만 사진을 찍고 점심을 먹을 밤재에서 다시 한번 모두 모이기로 합니다.20150523_111556
계척마을의 보호수인 600년된 푸조나무도 만나고, 편백숲에서 싱그런 공기도 맡으면서 숲속 오솔길을 따라 오르고 내리며 걷다 보니 밤재에 도착. 
시간이 12시 40분을 넘어서고 있네요.  
점심 도시락을 나누어 먹고 잠시 쉬면서 다함께 모여 생명평화경옆에서 단체사진을 한번 더 찍으려 했으나 아까부터 꾸물대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시작합니다. 네이버의 날씨예보에는 저녁 6시부터 비가 온다고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마음이 급해져서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20150523_1301232012년 5월 25일은 지리산둘레길이 환형으로 이어져서 개통된 날입니다. 이곳 밤재에서 개통식을 했지요. 자기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순례길로 제안되었고 지리산의 마을과 마을을 이어 주고 도시와 농촌을 이어 주는 끈으로... 그리고 산림을 통한 치유의 숲길로 화해와 상생, 뭇생명의 안위와 평화를 위하는 길이 되고자 하는 지리산둘레길의 정신을 담은 '생명평화경'과 '생명평화문양'이 새겨진 비를 보면서 개통식날의 벅차 오르던 감동이 다시 한번 가슴에 차오릅니다.

다행히 잠시 뿌리던 비는 멈추었습니다. 선두와 중간, 후미로 자연스레 나뉘어진 참가자들은 마지막 도착지인 주천안내소에서 모두 만날 수 있겠지요?
지리산유스호스텔옆 작은 정자에서 잠시 쉬기도 하고, 숲속 길을 걷다 만난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기도 하면서 남은 길을 걷습니다.
 1433322703278아! 그런데 힘든 내색 없이 잘 걷던 주현이가 다리를 절뚝입니다. 오랫동안 걷다 보니 발가락이 많이 아프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거리지만 아픈 주현이에게는 한없이 긴 거리일텐데도 웃으면서 포즈를 잡아 주네요.
그렇게 3시 40분 오늘의 도착지인 주천 안내소에 모두 모여서 출발지인 산동면무소로 돌아 오는 버스를 탑니다.

오늘 하루도 참 감사합니다.

아픈 발로 끝까지 웃으며 걸어 준 주현이에게, 빗방울을 참아 준 하늘에게, 깜빡 잊고 토요걷기 설문지를 못 챙겨온 저를 위해 돌아가는 길을 잠시 미루고 열심히 설문에 응해 주신 참가자분들께,
그리고 고속도로가 막혀 늦게 도착해서 끝까지 한번도 같이 걷지 못했지만 그래도 제손을 꼭 잡아 주며 다음엔 함께 하자던 서울에서 오신 김순례씨 가족께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도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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