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후기

5년만에 다시 찾은 꼬맹이 짱아의 지리산둘레길 완주기 #4 주천-운봉

작성자
watermap
작성일
2017-07-13 17:43
조회
28534


흙냄새

바람냄새

나무냄새


 

이 냄새들이 우리를 ‘길’에 중독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2017년 6월 17일 내려진 폭염경보정도는 그냥 참고사항에 불과합니다.

아무도 더워서 안간다는 이야기는 안하니까요.

조금 더 쉬고 얼음물 한병 더 챙기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오늘 가는 길은 지리산둘레길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남원 주천-운봉 코스입니다.

2시간여를 등산하듯 올라간 후에 햇볕이 내리쬐는 평지길을 9키로 정도 걸어야 하는 쉽지 않은 코스입니다.

 

개미정지, 연리지, 사무락다무락, 초가집……

5년전 하루전날인 2012년 6월 16일에도 이 길에 있었던 꼬맹이 짱아가 기억의 주머니를 뒤져 주섬주섬 내놓은 것들입니다.

모두 그대로 만나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주천-운봉 코스는 첫코스이기도 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날씨탓인지 예전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아쉽네요.

함께 여럿이 걸으면 훨씬 더 즐거울텐데 말입니다.

 

산속 오르막이 시작된 지점에 있던 ‘개미정지’ 자리엔 안내판 대신 스탬프박스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 스탬프를 찍기 위해서는 꼼짝없이 이 곳까지는 와야겠습니다.

 

5년전 날씬했던 아빠는 어디가고 곰돌이 푸처럼 되어가는 아빠는 오르막길이 너무 힘듭니다.

여전히 날씬한 엄마는 뒤에서 안타까운듯이 ‘뱃살 빼자’ 구호를 외치며 따라옵니다.

아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짱아는 다람쥐처럼 시야에서 사라져버리네요.

 

너무 사랑해서 하나가 되어버린 연리지 앞에는 나란히 앉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돌벤치가 새로 생겼습니다.

여전히 신기하게 생긴 사무락다무락 소나무를 지나, 오르막을 다 오르고 내린 곳엔 오아시스처럼 비닐하우스 식당이 있습니다.

만장일치로 ‘파전’과 ‘라면’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라면’은 언제나 진리입니다.

 

초가집 옆을 시작으로 9키로 정도는 그늘이 없는 평지길입니다.

지금부턴 더위와의 싸움이죠.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짱아가 빠른 속도로 걷기 시작합니다.

엄마가 종종걸음으로 따라 가다 이내 뛰어야 할 정도로 빠른 속도입니다.

파전의 힘? 라면의 힘?

 

이렇게 속도를 늦추지 않고 1시간 40분만에 목적지 운봉에 도착해버렸다면 믿기 어렵겠죠?

5년전엔 아빠 목말을 타고 걸었던 그 꼬맹이 짱아가 말입니다.

 

짱아의 씩씩한 도전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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